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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인물사진의 거장 카쉬展"을 보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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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거스 I 2009-04-26 I 조회 2381 | ||
사진이라는 것에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작년에 유럽여행을 갔을 때입니다. 피렌체에서 두오모정면을 찍을 수 없다는 것에 가지고 갔던 디카를 던져버리고 싶었지요. ㅋㅋㅋ 하지만 돌아오고나서는 금전적인 문제나 뭐 이러저러해서 잠시 잊고 있었습니다. 이제 얼마전에 반쪽짜리나마 취직이 되어서 카메라는 살까하니 환율땜에 무지하게 오른다는 소식에 주눅이 들었다가 이번에 사진전이 있어 신청을 하였고 운좋게도 당첨이 되었네요. 우선 감사합니다. 사실 클림트전도 함께 신청을 해서 속으로는 클림트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지만, 그런 생각이 단번에 날아간 정말 좋은 전시회였습니다. 다소 늦게 출발하여 6시쯤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더군요. 한 20분쯤? 기다려서 들어갔었습니다.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사진을 보는 사람들로 마치 명절에 고속도로막히듯 느릿느릿 감상하였습니다. 시벨리우스, 처칠, 아인슈타인, 버나드쇼부터 슈바이처, 오드리햅번, 파블로 카잘스까지... 사람들이 엄청밀려있었기에 그냥 맘편하게 천천히 감상했습니다. 그렇게 조금 보고나니 카쉬의 초기 사진들이 있는 구역이 나왔고 그곳을 보고나서 동영상을 좀 감상하다가 카스트로와 마더 테레사, 제시 노먼의 사진 그리고 그에 이어서 국내사진작가들의 사진을 보았습니다. 그렇게 보고나니 7시반쯤?? 아주 천천히 대단히 느긋하게 감상했지요.. 뭐랄까요.... 사진은 멀리있는 사람을 가깝게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같습니다. 이름만 들어보던 사람도 있고, 원래부터 알던 사람도 있지만, 이미 그 사람은 이세상 사람이 아닌데, 살아있는 것같다랄까요? 흑백사진속의 사람들의 눈이 반짝이는 모습이 마치 그 사진속에 그 주인공의 영혼이 남아있는 것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말 멋지더군요.. 사진이 아니라 무슨 그림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흑백사진이어서 더 그랬을 수도 있겠죠. 아직 연륜이 낮아 그 내면을 바라보는 경지에는 못들었지만, 살아있는 사람들을 만나는 듯한 느낌에 정말 좋았습니다. 특히 카잘스의 뒷모습이나 처칠의 찡그린 표정, 마더 테레사의 주름가득한 얼굴은 정말 뭐라고 표현할 수 없지요... 그리고 초기작품들중 풍경사진이 하나 있는데 아무리 봐도 그건 그림같다랄까요? 연필? 혹은 목탄같은 것으로 흑백으로만 이루어진 한 폭의 그림같았습니다. 사진이 사진같이 않고 그림같다라면... 이게 칭찬인지 욕인지는 모르겠지만, 전 칭찬이라고 생각하고 하는 겁니다. 구형사진기들도 신기했지만, 사진기는 워낙 아는게 없어서 감흥이 없었네요... 아쉬워요.. 공부를 더 했다면, 뭐라도 좀 더 알고왔다면 더 느끼는 게 많았겠죠? 제 앞쪽에서 사진을 보던 분들은 사진을 전공하시는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하시던데 조금씩 줏어듣곤 했습니다. 이번 전시회를 보고나니 얼마전에 시립미술관이었나? 어디에서 사람의 손을 찍은 사진들 전시회를 했었다는데 거기도 가볼껄 그랬다는 뒤늦은 후회가 몰려왔습니다. 그렇게 한바퀴를 돌고나니 7시반, 7시부터 출입이 통제되어서인지 장내는 많이 한산해졌습니다. 그대로 가기는 아쉬워서 다시 한바퀴를 더 돌았지요. 이번엔 사람이 없어서 편하게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폐장 10분전을 알리는 직원의 목소리에 감상을 마쳤고 나오는 길에 처칠, 헤밍웨이, 햅번, 카스트로와 함께 사진도 찍고 왔습니다. 좋은 전시회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고, 다음에 또 좋은 기회주시길 바랍니다. p.s 처음에 클림트전 생각이 단번에 날아간건 맞지만 다시 머리속에 들어오네요^^그것도 보여주시면 안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