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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공연> 아르떼 재즈홀릭페스티벌 - 2011. 11. 4 (미8군 군악대 재즈 공연 리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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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또니 I 2011-11-07 I 조회 3248 | ||
http://ghigno.blog.me/60146170272 목요일 문자받고 아르떼 홈페이지에서 초대권 신청. 지난 주에도 문자를 받았지만 별 관심을 두지 않다가 이번 주 연주 단체가 ‘미8군 군악대’라는 것에 관심이 생겨 신청하다. 군악대가 연주하는 재즈라.....ㅎㅎㅎ ‘미8군’이라는 단어자체가 아주아주 익숙한 세대인 나이므로.ㅎㅎㅎ 퇴근하자마자 서둘러 지하철 타고 출발. 약도에 설명된 대로 한참을 걷자니 군악대가 타고 온 듯한 커다란 버스가 세워진 건물이 보인다. ‘아, 저기구나.’ 공연장 안내를 받아 건물 지하로 내려가니 자그마한 극장 안에는 방송을 위한 카메라들이 여기저기 설치되어 있고 (아르떼는 문화공연 전문방송 케이블 TV 채널이다.) 무대 위에는 드럼, 전자 피아노 그리고 갖가지 트럼본, 트럼펫, 색소폰 등이 주인들을 기다리며 보면대와 함께 얌전히들 앉아계심. 악기들을 본 순간 아차 싶었다.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군악대라면 당연 악기 편성이...쯧. 베누스토 화요 트럼펫 반 게시판에 이 공연정보를 알렸다면 좋은 경험하실 분들이 몇분 계셨을 텐데. 무식하면 삼대가 고생이라더니 내가 그 마지막 삼대 째이기를 바래야지.ㅋㅋㅋ 드디어 공연이 시작. 다양한 연령층의 군복을 멋지게 차려입은 연주자들이 착석해서 아주 속 시원하게 튜닝 해 주심. ㅎㅎㅎ 지휘자와 사회자의 간단한 대화 뒤에 본격적으로 연주 시작. 공연장 입구에서 받은 곡목 리스트에는 곡의 제목들만 나와 있고 누구의 곡인지는 나와 있지 않았는데 지휘자의 간단한 이야기 속에 얻어 들은 ‘찰리 파커’와 ‘마일즈 데이비스’ 라는 단어에 식은 땀 약간 남. 오래 전 뭐랄까 재즈가 유행(?)하기 시작하던 때에 나도 좀 들을 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싶어 구워 들었던 ‘마일즈 데이비스’의 곡들........정말 다가서기 힘들었던.....몇 곡 듣다가 책상에 머리박고 잠들었던....... 그 이후부터 재즈니 블루스니 아는 척하는 소리들을 들을 때마다 혼자 속으로...‘웃기시고 있군’ 비아냥거렸던. 그나마 내가 견디고 들을 수 있었던 곡들은 여성 재즈 보칼 ‘아스트루드 질베르또’의 읊어가듯 부르듯 노래들. 솔직히 공연 시작 후 빅밴드 음악을 듣기에는 너무 작은 듯 여겨지는 홀에서 귀청이 떨어질 듯한 소리들과 참으로 녹아들기 어려운 선율들 때문에 집중이 되지 않음. 역시 재즈는 쉽게 동화되기 힘들구나 느끼면서 열정적으로 연주하는 군악대의 모습에 감탄하고 있었다. 두 번째 세 번째 곡이 끝나고 네 번째 <튀니지아에서의 밤>......궁뎅이 들썩들썩. ㅎㅎㅎ 일곱 번째 곡 <블루스의 탄생>에서는 약간 나이든 흑인병사의 노래. 와, 그때는 정말 내가 영화 속 재즈악단과 가수가 노래하는 담배연기 가득한 재즈 홀에 앉아있는 느낌이었다. 단지 마이크가 보컬의 소리를 제대로 크게 내주지 못해 우렁찬 밴드 소리에 묻히는 것이 아쉬웠다. 뭐 척 볼 때 나와 오십보백보 다르지 않은 어리벙벙한 청중들과 달리 자신들의 음악 속에 취해서 열정적으로 즐기면서 연주하는 군악대를 보니 찬사가 절로 나옴. 와, 정말 피아노도 디지털 건반이 아니라 진짜 피아노였다면 더없이 환상적이었을 것이다. 쉽게 동화되기 힘든 재즈, 블루스도 실제 연주를 여러 번 접한다면 즐기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뭐 순전히 나의 경우에 말이다. 슬프면 확 슬프던가 기쁘면 확 기쁘던가 극적인 느낌에만 익숙해져 있는 나에게 그 음악들은 뭐랄까 한발 떨어져서 관조하는 느낌이랄까 그런 걸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속으로 여과해서 담담히 이야기 하는 ... 그렇다고 체념하거나 될대로 되라 이런 게 아닌.... 진심으로 너무나도 멋진 연주를 보여준 미8군 군악대에 박수를 다시 한번 보내며.... 이거 생방송이라고 했는데 어색띨띨하게 머리 흔들고 박수치던 내 모습도 나갔을까....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