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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팽 콩쿠르, 그 일련의 과정을 지켜본 소감
양념통닭 I 2015-12-01 I 조회 1998
집에 아르떼 채널이 없어서 낙심하고 있었는데요,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방영해주신다는 말을 듣고 어제 기쁜 마음으로 시청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쇼팽 콩쿠르가 5년에 한 번 열리는 세계적인 대회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한 번의 예선과 세 번의 본선 끝에 소수의 피아니스트만이 파이널에 오른다는 건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이번 17회 콩쿠르에는 실력파 뮤지션들이 역대 최다로 몰렸었다는 부분에서, 더욱이 우승자 조성진 님의 담력과 실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기자분의 질문에,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을 200번도 넘게 연습했다던 인터뷰가 오버랩 되더라구요..

솔직히 그간 '같은 곡을 여러 사람이 연주하는 데에서 어떤 차이를 느낄 수 있는 거지? 어떤 특별한 기준으로 점수를 주는 거지?' 싶었습니다. 그런데 음악에 일가견이 부족한 저조차도, 파이널 협주 무대를 감상하면서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케이트 류'님과 '조성진'님이 연주한 피아노 협주곡 1번이, 미묘한 듯 엄연하게 다른 느낌과 감성으로 들려지더라구요.  순간 같은 곡이 아닌 다른 곡인 것 같단 착각이 들어서  참 신기했습니다.  

또 한 편으로는, 이런 세계적인 음악가를 배출한 폴란드 시민들의 '쇼팽에 대한 자부심과 사랑'이 부러웠습니다. 대부분의 시민들이 그의 음악을 잘 알고 있고, 생활의 한 부분으로서 여기는 점이 신선한 충격으로 와 닿았습니다.  동시에, 우리나라에서도 클래식계의 출중한 뮤지션들이 좀 더 대중들 앞에 설 기회가 많아지고, 그만한 환대를 받았으면 하는 맘이 간절해졌습니다.  아무래도 아직 클래식이라는 장르가 일반  가요에 비해 대중적이진 않으니까요. 그런데 앞으로 조성진 님께서 그런 역할을 해주실 것 같단 기대가 됩니다. 조금 부끄러운 얘기지만.. 클래식에 특별한 조예와 관심이 없던 저도, 이번 콩쿠르에서의 쾌거 소식이 계기가 되어  밤낮으로 공연 영상들을 찾아보게 됐거든요.

모쪼록 한 시간 남짓한 시간동안, 직접 바르샤바에 가서 콩쿠르의 전 일정을 지켜보는 듯한 짜릿함을 맛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참가자 전원에게 사전 테스트를 통해 자신과 가장 맞는 피아노로  무대에 오를 수 있게 해준다는 사실이  참 흥미로웠습니다. 혹시 다른 콩쿠르에도 이런 절차가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제게는 참가자들을 위한 이런 주최측의 세심한 배려가 감동적이었습니다. 다시금 쇼팽 콩쿠르가 가지는 권위와 유서 깊음에 대해서도 되새길 수 있었구요. 더불어 세계 각지의 피아니스트들에게 이 콩쿠르가 가지는 의미가 어느정도일지, 그들은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무대에 임할지에 대해 십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조성진님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실력있는 피아니스트 분들이 여럿 참가해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는 사실도 경이로웠습니다.  정말 눈과 귀과 즐겁고 여러모로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궁금한 점이 많았던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명품 다큐를 만들어주신 ARTE TV의 노고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끝으로 ARTE TV의 오작교(♥) 역할로 인해, 저처럼 클래식에 빠져드는 분도 많이 계셨으면 합니다.
마침 추운 겨울에 따뜻한 감성에 빠질 수 있어 기쁘네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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